머리가 복잡할 때 가끔 찾아보는 티비 시리즈 중 하나가 ‘중쇄를 찍자’이다. 만화 원작에 열혈 직장인이 주인공인 샐러리맨 판타지 드라마인데, 일을 진심인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단순 명쾌하고 극적으로 표현해서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사키구치 켄타로가 연기한 코이즈미 각성 편이다.
원치 않던 영업 부서에 발령받아 처음에는 일에 흥미도 없고 시니컬한 자세를 취하던 코이즈미가, 자신의 의견이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성과로 이어지면서 처음으로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키는 일을 한다’는 시니컬한 생각을 덜어내고 비로소 ‘일을 마주하는 순간’.
커리어라는 긴 여정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을 짧은 순간이지만 내가 하는 일을 바로 봐야 자신을 알게되고 자신을 알아야 내가 하는 일의 구체적인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마 코이즈미가 이후에 영업맨으로 성장하든 다른 적성을 찾아 떠나든, 그 결정은 이전과 다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구성원에게 단순히 일을 맡기고 물질적 보상을 주는 것 외에도, 작은 성과를 통해 인정받고 좀 더 큰 성과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더 나아가, 현재 하는 일의 범주를 넘어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게 돕는다면 그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