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직관: 그들은 어떻게 성공적인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가?

Product Judgment: How some people can repeatedly create product success by Paul Adams

·

13 min read

제품 직관: 그들은 어떻게 성공적인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가?

인터컴의 제품 수석 부사장인 Paul Adams의 원문 아티클을 번역한 내용입니다.

원문의 Product Judgment를 직역한 제품 판단력이란 단어가 다소 어색하여 이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제품 직관(Product Intuition)으로 대체했으며 일부 내용은 쉬운 이해를 위해 원문을 편집하거나 의역하였으니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Main illustration: Kasia Bojanowska


가장 다루기 어려운 주제 중 하나인 제품 직관에 관해 얘기해 봅시다.

제품 직관은 우리가 대화 중 본능(Product Instinct)이나, 취향(Product Taste)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1)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가치를 정확히 예측하고 (2) 그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구현하여 제공하는데 사용하는 감각입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몇 가지 일반적인 질문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 제품 직관이란 게 실재하나요? 정확히 뭘 말하는 건가요?
  • 누가 가지고 있나요? 혹은 누가 가지고 있지 않나요?
  •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예는 없나요?
  • 타고난 건가요? 훈련된 건가요? 어떻게 얻을 수 있나요?

분명 꽤 민감한 주제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제품 관련 직무를 가진 사람의 판단에 의구심을 가질 때 '비판적인 사람이 자신의 능력에 도전하고 있다'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죠.

저는 여러 차례 저의 제품 의사 결정에 의문을 제기 받거나, 반대로 누군가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이 되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품 직관은 복잡한 주제이며 많은 사람이 바로 이해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제품 직관에 대해 좀 더 편하게 얘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왜 어떤 사람들은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매우 능숙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지 궁금한 적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 될 것입니다.
  • 매니저나 임원 등 상사가 잘못된 제품 의사결정을 내려 이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 될 것입니다.
  • 만약 당신이 뛰어난 제품 직관을 갖추고 있다 생각하면 이 글이 확실히 도움 될 것입니다.

본격적인 얘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이 자연과학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게 아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품 직관에는 어느 정도 주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에 대한 견해가 강한 사람끼리 부딪치는 일도 있죠.

제가 이 글을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능한 주관성을 배제하고 모두가 함께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기 위해서입니다.


제품 직관을 키우는 방법

제품 직관은 배워서 늘려갈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뛰어난 제품 직관을 갖춘 사람은 없습니다. 이건 타고나는 게 아닙니다. 제품 직관을 갖추기까지 수년 이상이 소요되며 그 수준은 천차만별입니다.

제품 직관을 갖기 위해서는 이를 얻으려는 의도된 노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같은 기간의 업무 경력을 가진 사람 사이에도 강한 제품 직관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죠.

모든 훌륭한 제품 관리자와 디자이너는 강한 제품 직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20년간 경력을 쌓아왔지만 훌륭한 PM 혹은 디자이너 중 제품 직관이 부재하다고 느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직관력을 키우는 법을 알고있고,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이 제품 직관이란 게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하도록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로드맵: 두 가지 아이디어 중 어떤 게 고객에게 더 좋은 방식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 범위 산정: 더 적은 공수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노력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 디자인: 여러 디자인 옵션 중 고객이 더욱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제품의 모든 기능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고객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고 있으며, 각 디자인 선택지가 이러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을 타고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가질 수 있나요?

고객을 직접 경험하는 것만이 제품 직관을 쌓는 방법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정말 간단하죠?

고객을 더 많이 관찰하고 대화 나눌수록 직관이 쌓이며 그 빈도와 속도를 높일수록 쌓이는 속도 역시 빨라집니다.

고객을 관찰하고, 대화하며 얻어야 하는 정보의 범위는 전방위적이어야 합니다.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 우리 제품에 대한 생각, 경쟁 제품에 대한 생각, 가격에 대한 느낌 등 고객이 제품을 인식하는 방법과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등 실제 고객의 생각과 행동을 고스란히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물론 그 대상을 정할 땐 Product-Market Fit을 고려해야 하며, 제품을 처음 접한 고객, 이탈한 고객, 도입을 검토 중인 고객 등 여러 단계의 고객을 포함해야 합니다.

제품 직관을 높이는 과정은 끝없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제품 직관의 가치는 팀이 양질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객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그들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제품을 설계하고 구현할 때 그들이 원하는 바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랜 친구나 가족인 특정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멈춰있지 않고 고객도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제품의 성공을 반복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변화하고, 시장이 커지고,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자가 더 나아지는 것에 따른 고객의 변화까지도 이해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끝이 없는 일이죠.

간접적인 방식으로는 제품 직관을 얻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요약한 고객 건의 사항을 읽거나,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거나, 리서치 팀의 보고서를 본다고 제품에 대한 직관이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너무 바빠서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면 최소한 고객과 직접 대화 나누거나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기록한 비디오 클립을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관찰하는 것보다는 느리지만 어느 정도 도움 되는 방식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영업 및 지원 부서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눈 만큼 간접적인 경험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제품 관점에서 경험을 전달하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이런 간접적인 방식을 통한 고객 인사이트는 직관을 갖게 할 수는 없지만 가지고 있는 직관을 보완해 줄 방법입니다.

제품 직관은 고객을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 가질 수 있다고 했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 직관은 도메인에 따라 다른 양상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한 도메인의 제품 직관이 다른 도메인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서 또 고객을 찾아다녀야 합니다.

제품에 대한 고객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직접 사용해봐야 합니다.

고객이 당신의 제품에 대해 얘기할 때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제품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는 것에서 부터 설계 의도와 목표 등을 알아야 고객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객의 목소리에 담긴 진의를 파악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즉 핵심을 관통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알아야 할 것들을 얻어낼 수 있는 고가치 인터뷰를 성사시킬 수 있겠죠.

다시 강조하지만 반드시 당신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춰야만 고객의 언어를 제품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제품에 대해 잘 아는 것은 너무 당연한 소리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품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들이 제품의 타겟이 아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제품의 버튼이나 인터페이스를 이것 저것 누르고 옮기며 가져 놀긴 하지만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을 깊이 이해하려면 직접 사용해 보는 과정이 무척 중요합니다. (역자 주: Joel Spolsky가 널리 알린 개념인 ' 개밥 먹기 '를 참고하세요.)

Intercom에서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를 구축합니다. 이는 CS팀을 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PM, 디자이너, 엔지니어는 지원팀이 아니죠. 그래서 주기적으로 반나절 가량을 CS팀 업무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 사용 경험을 얻는 것으로 고객과 제품에 대한 직관을 간접적으로 쌓아갈 수 있고 양질의 인터뷰를 이끌어 갈 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제품 직관과 도메인 지식

제품 직관은 도메인 한정적이며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제품 직관이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에서 판단을 내릴 때 사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모든 제품에 대한 직관을 갖춘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매우 값비싼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는데, 사실 Intercom 초기 시점에 저는 여러 차례 잘못된 제품 의사결정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기업용 고객 커뮤니케이션 제품(즉, B2B 제품)인 Intercom에서 일하기 전에 저는 대부분의 경력을 Gmail 및 Youtube와 같은 소비자 향 제품을 만드는데 보냈습니다.

B2B 제품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에 이에 대한 직관이나 인사이트가 깊지 않았죠. 사실 당시에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대한 여러 경험이 있으니 꽤 좋은 결정들을 내린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가족과 친구들과 소통하는 도구와 기업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저는 Intercom의 고객을 새로 배우며 제품 직관을 쌓아야 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일부 도메인 지식은 재활용할 수 있지만, 한계를 알아야 한다.

B2B 제품에 대해 어렵게 배움을 쌓는 과정을 거쳤지만 그렇다고 앞서 언급한 '소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만든 경험이 전혀 의미 없던 것은 아닙니다. 인간 커뮤니케이션 이면의 심리학, 커뮤니케이션 채널별 행동 패턴, 사용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 워크 플로 및 인터페이스 디자인 방식 등 기존의 지식이 제품의 성공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만약 새로운 도메인으로 이동했다면 과거에 쌓아온 제품 직관의 한계를 알고 새 도메인 기반의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고객과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속한 도메인의 차이도 중요합니다.

사용성과 같은 속성은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을 면밀히 관찰하고 대화하는 것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제품 로드맵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B2C 제품과 B2B 제품이 다른 것처럼 건축 회사와 레스토랑도 전혀 다른 도메인입니다. 고객이 위치한 산업의 특성에 따라 느끼는 제품의 가치와 기대는 다르게 마련입니다.

이런 차이를 알고 그들이 각각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여러 도메인을 오가며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품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해법, 가격 책정 방식과 시장 포지셔닝 전략도 이를 통해 정해지게 됩니다.

강력한 제품 직관을 구축하기 위해선, 가능한 다양한 유형의 질문과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고객 인터뷰를 진행할 때 단순히 '사용성'이나 '필요 사항' 등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방면에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것들을 담습니다.

구글에서 일할 때 참여했던 소셜 프로덕트의 유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수백 건의 필드 리서치를 진행했는데 저는 항상 가능한 모든 지점에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사용자의 욕망을 관통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인터뷰 시간을 늘려가며 여러 관점의 질문을 던지고,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을 관찰하는 등 사소한 지점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얻기 위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시 도메인 얘기로 돌아가서 아래 두 개를 명심하세요.

  • 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도메인으로 이동할 경우 나의 제품 직관이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 내가 가진 제품 직관과 지식의 도메인 특수성이 어떤지, 재활용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제품 직관과 도메인 모두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두세요.

제품 직관이 진화해야 할 시점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험 많은 리더들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조언을 팀에 공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도그마 에 빠지지 마세요. 어떤 것이 바뀌고, 또 그렇지 않은지, 계속하여 질문하며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이에 관한 세 가지 도움말입니다.

  1. 쉽게 변하지 않는 것도 많다. 특히 인간 심리의 경우가 그렇다. 우리의 인지적 편향이나, 형태가 활용되는 방식 등 보편적으로 공통 특성을 갖는 유형의 지식과 직관은 좋은 책이나 기존의 좋은 제품을 사용하며 배울 수 있고 재활용 가능합니다.

  2. 천천히 변하는 것이 있습니다. 온라인 소프트웨어 디자인 패턴이 그렇습니다. 약 10년 전 (역자 주: Web 2.0 시대를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큰 변화를 맞이한 이후 현재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지식도 재활용 가능합니다. 이러한 직관은 디자인 작업의 시간을 단축합니다. 많은 훌륭한 디자이너, 디자인 리더들이 높은 수준의 훈련을 거쳐 이러한 직관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디자인 패턴도 변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이즈의 디바이스가 나오기도 하고 세대별로 사용해온 제품 경험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역시 도그마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3. 마지막으로 빠르게 변하는 것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는 것. 새로운 유형의 제품, 경쟁 업체의 새로운 혁신, 눈 깜짝할 사이에 생활 방식을 바꿔버릴 사회/경제적 변화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좋은 사례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모든 것을 직접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관은 경험을 통해 쌓이지만 이미 축적된 베스트 프랙티스를 활용하는 것도 때론 효과적입니다. 사람들이 오랜 기간 학습해 온 행동 패턴과 문제 해결에 제공되는 익숙한 해법들이 존재합니다. 언제 체크박스와 라디오 버튼을 사용하는 게 옳은지 언제 버튼과 링크를 사용해야 하는지 크기, 색상, 대비 등 목적에 맞는 타이포그래피 등은 모범 사례를 참조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는 전공 교육을 통해 익힐 수도 있지만 독서나 여러 매체를 활용해 독학으로 습득할 수도 있습니다.

리서처라면 누구나 강력한 제품 직관을 가질까?

위 내용에 따르면 리서처는 높은 수준의 제품 직관을 갖기에 최적의 직군입니다. 고객을 가장 가까이서 가장 많이 관찰하고 대화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팀에 있어 정말 놀라운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리서처들이 도메인 확장성을 키우고 제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아갈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하지만 위 같은 경우가 항상 있는 일은 아닙니다. 고객과 가장 자주 대화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리서처들은 다른 도메인(예: 디자인, 엔지니어링)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 부족으로 고객 관찰의 결과를 제품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리서처들의 인사이트가 공유되어도 그게 직접 제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대체로 그들이 제품 디자인 과정을 참여하거나 구현 범위를 정하는 미팅에 참여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큰 실수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그들을 적극 참여하게 하여 고객의 목소리가 제품에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것에 제가 팀의 구성원들의 역할과 책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것이 적용될 수 있도록 권장하는 까닭입니다. PM과 디자이너가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리서처가 디자인 솔루션을 스케치하고 엔지니어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역할

제품 직관이 뛰어난 사람들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제안서를 보고 '고객과 직접 이야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말하는 법을 안다.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판단을 연기하거나 판단을 위해 최대한 빨리 고객과 이야기 할 것을 권장합니다.

나는 커리어를 이어오며 디자이너, 리서처로 일하였고 이후 PM으로 일하다 지금은 제품 조직을 운영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는 더 높은 수준의 전략으로 이동하고 다른 리더 및 임원과 마찬가지로 고객과의 대화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분명 이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므로 주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와 임원은 항상 시간에 쫓기므로 각 도메인의 제품 직관이 뛰어나고 고객들과 가장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수준의 제품 직관을 가진 숙련된 리더는 종종 판단의 근거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판단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실제로 정확한 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이들의 두뇌가 수년간의 직접적인 고객 상호 작용에서 배운 것을 무의식적으로 여러 도메인 지식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솔루션을 찾도록 훈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Thinking, Fast and Slow by Daniel Kahneman(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에 의해 널리 알려졌듯 이것이 우리의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팀원은 이 판단의 근거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종의 도그마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피곤한 상황입니다. 특히 제품 직관이 뛰어나지 않은 리더도 같은 논리로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 대해 명확한 판단 기준을 갖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그 리더가 얼마나 고객과 대화하는데 관심을 가져왔는지, 도메인 지식에 얼마나 깊은 경험을 쌓아왔는지 그리고 그것들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팀에 강조하는지에 따라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제품 직관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아는 숙련된 리더의 반대는 제품 직관이 타고난 재능이며 자신이 그 재능을 갖고 있다 믿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다른 리더들이 잘하는 것들을 보고 이를 모방하며 일종의 화물 숭배 상황을 연출 하곤 합니다. (역자 주: 수 많은 대표들이 스티브잡스의 인사이트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그가 한 말과 행동만을 따라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술 분야 수많은 스타트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런 현상은 자신감만 넘치는 주니어 멤버(아직 제품이 실패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부터 왜곡된 자신감을 가진 리더(타이밍, 운, 팀 내 다른 사람의 판단 등 제품 성공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덕이라고 믿는)까지 다양합니다.

저는 지금껏 후자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 리서처, PM으로 일하며 리서치 보고서나 UT 비디오 클립 등을 활용해 이들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설득하려 노력해보았습니다.

지금은 저런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직접 고객들을 만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결론: 강력한 제품 직관을 쌓는 방법

요약하자면

  • 제품 직관은 모호한 개념이 아닙니다. 존재하고 검증 가능하며 고객과 직접 맞닿는 경험을 통해 학습할 수 있습니다.
  • 점점 더 많은 고객과 대화하고 관찰하여 제품 판단을 구축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훌륭한 제품을 구축하는 것은 여러 도메인에 걸쳐 있으며 도메인별 제품 직관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도메인은 고객이나 제품이 속한 산업, 혹은 해결하려는 문제 유형일 수도 있고 디자인 방식이나 가격 책정 방식 등 광범위합니다.
  • 제품 직관은 유사 도메인 사이에서 재활용될 수 있지만, 도메인이 다르면 어렵습니다. 디자이너가 엔지니어링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와 같고 같은 제품을 식당에서 사용할 때와 건축 회사가 사용할 때 다른 목적을 가지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 영역에 걸친 제품 직관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도메인의 고객들과 얘기 나누며 경험의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얼마나 빠르게 강한 제품 직관을 갖출 수 있을지 궁금할 것입니다. 직관력을 갖추고 싶지만, 고객과 만나지 않고 책만 읽고 있다면 혹시 그 역할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몇 명의 고객과 이야기해야 합니까?

사실 이것은 잘못된 질문입니다. 이는 끝없는 여정입니다. 강력한 제품 직관을 유지하려면 절대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기술은 발전하고 시장도 변합니다. 고객과 만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되고 우리 제품을 그들에게 알리는 것 역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직관이 무뎌지는 않았는지 계속 확인하고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지난 판단을 평가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누군가 나와 다른 의견을 말했는데 실행해보니 그의 말이 옳았다면 자신의 직관을 업데이트할 때입니다.

그런데도 몇 명의 고객을 만나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이렇게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 최소 100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야 합니다. 수년에 걸쳐 숙련된 직관을 갖추고자 한다면 1,000명 이상까진 아니더라도 수백 명의 고객과 대화 나눠야 합니다. 숫자가 커서 어려워 보이지만 조직의 문화가 이를 독려한다면 훨씬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저는 경력 초반 Flow라는 UX 컨설팅 회사에서 2년 반 가량 일했습니다. 우리는 빠른 리서치와 디자인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가디언 웹사이트, BBC 웹사이트, 관광 웹사이트, 금융 상품 설계와 같은 작업을 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우리는 일주일에 15~20회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 UI를 해석하는 방법, 인간의 인지 편향 등 다양한 영역의 제품 인사이트를 쌓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것은 우리와 같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를 통해 저는 사용하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식에 대한 직관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이후 4년간 Google에서 일했는데 이곳에서도 Google 제품을 사용하거나 경쟁 제품을 사용하거나 출시 예정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사용해보게 하는 등 약 800명의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Google 이후 Facebook을 거쳐 Intercom에 합류했고 지금까지 7년을 보냈습니다. Intercom 초창기에 저는 많은 고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영역을 배웠고 앞선 회사에서의 경험 덕에 빠르게 제품 직관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당신도 가능합니다. 그저 시작하고 이어가세요. 고객과 계속해서 만나다 보면 제품 의사결정의 질과 속도가 훨씬 빠르게 이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보람찹니다. 저는 수년에 걸쳐 많은 사람이 이러한 과정으로 그들의 능력과 커리어를 빠르게 성장시켜가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잘 읽으셨나요?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커피 한 잔 어떠세요? 여러분의 작은 후원이 창작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